
2026년 10월 19일 · 일본 돋보기 · 기준 시점: 2026년 기준지가(7월 1일 기준, 9월 15일 발표), 2025년 국세조사 확정치
일본 땅값 상승 5년째, 인구가 줄어도 오르는 이유는?
💡 한 줄 요약: 일본 인구는 5년 동안 317만 명 줄었지만, 사람과 돈이 몰리는 도쿄·관광지·반도체 도시의 땅값은 크게 올랐다. 평균이 오른 것이지, 일본 전체가 오른 것은 아니다.
📋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
- 인구가 줄어드는 나라에서 왜 땅값이 5년 연속 오를까?
- 어디가 얼마나 올랐고, 어디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을까?
- 땅값 상승으로 누가 돈을 벌고, 누가 부담을 질까?
- “일본은 망한다”는 한국의 통념과 실제는 어떻게 다를까?
한국에서 일본 경제는 흔히 “인구가 줄고, 집값이 무너지고, 빈집이 넘쳐나는 나라”로 그려진다. 틀린 말은 아니다. 2025년 국세조사 확정치를 보면 일본 인구는 1억 2,297만 명으로 5년 전보다 317만 명(2.5%) 줄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일본 땅값 상승은 멈추지 않았다. 국토교통성이 9월 15일 발표한 2026년 기준지가는 전국 평균 1.5% 올라 5년 연속 상승했고, 상승률은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도쿄에 살면 이 변화를 피부로 느낀다. 역 앞 재개발 가림막이 늘고, 새 맨션 광고에는 ‘1억 엔’이 기본처럼 붙는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땅값은 왜 오를까?
🗾 일본에서 지금: 2026년 기준지가로 본 일본 땅값 상승
| 지역 | 전체 용도 | 주택지 | 상업지 |
|---|---|---|---|
| 전국 | ▲ 1.5% | ▲ 1.0% | ▲ 2.9% |
| 도쿄권 | ▲ 5.4% | ▲ 4.0% | ▲ 8.9% |
| 오사카권 | ▲ 3.6% | ▲ 2.3% | ▲ 6.8% |
| 나고야권 | ▲ 1.9% | ▲ 1.5% | ▲ 2.7% |
| 지방 4시(삿포로·센다이·히로시마·후쿠오카) | ▲ 4.1% | ▲ 2.9% | ▲ 6.0% |
| 그 밖의 지방 | ▲ 0.2% | 0.0% | ▲ 0.7% |
자료: 국토교통성 2026년 기준지가(전국 2만 1,466개 지점, 7월 1일 기준), 도큐리버블·겐비야 정리.
숫자를 하나씩 보면 그림이 선명해진다. 도쿄 23구 주택지는 8.7%, 도심 3구 주택지는 13.9% 올랐다. 전국 최고가 지점인 긴자의 ‘메이지야 긴자 빌딩’ 부지는 1㎡에 5,250만 엔(+11.9%)으로 21년 연속 1위다. 2026년 10월 1~16일 평균 환율(100엔당 849원)로 바꾸면 1㎡에 약 4억 4,600만 원이다. 반면 ‘그 밖의 지방’ 주택지는 0.0%로 제자리였고, 미야기현 가미마치(-6.0%)와 지진 피해를 입은 이시카와현 와지마시(-6.8%)처럼 크게 떨어진 곳도 있다.
🧭 왜 이런 일이: 인구가 줄어도 땅값이 오르는 네 가지 엔진
① 인구는 ‘고르게’ 줄지 않는다
2025년 국세조사에서 인구가 늘어난 곳은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도쿄도와 오키나와현 두 곳뿐이었다. 나머지 45곳은 줄었다. 땅값은 나라 전체 인구가 아니라 ‘그 땅을 쓰려는 사람의 수’로 정해진다. 지방에서 빠져나온 사람과 일자리가 대도시로 모이면, 전체 인구가 줄어도 도심 땅은 더 귀해진다. 외국인 주민도 384만 명으로 5년 전보다 39.8% 늘었는데, 이들 상당수도 일자리가 많은 도시로 향한다.
🔎 쉽게 말하면: 학교 전체 학생 수가 줄어도 인기 있는 동아리 방은 여전히 자리다툼이 벌어진다. 땅값도 ‘전체 인원’보다 ‘어디로 몰리느냐’에 따라 움직인다.
② 관광객이 산골 땅값을 끌어올렸다
올해 상승률 1위는 도쿄가 아니라 스키 리조트였다. 상업지 1위는 나가노현 하쿠바무라(+35.6%), 주택지 1위는 홋카이도 후라노시(+32.0%)다. 나가노현 노자와온천도 상위권에 올랐다. 해외 스키객이 몰리면서 호텔·별장·직원 숙소를 지을 땅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도쿄 아사쿠사 상업지도 26.9% 올랐다. 중국인 관광객은 줄었지만 다른 나라 관광객이 그 자리를 메우면서 관광지 수요는 꺾이지 않았다.
③ 반도체 공장이 도시를 바꾼다
홋카이도 지토세시는 차세대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의 공장 건설과 함께 공업지 +20.0%, 상업지 +25.2%를 기록했다. 대만 TSMC 공장이 들어선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 주변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공장 하나가 들어서면 직원 주택, 상가, 협력사 사무실 수요가 한꺼번에 생긴다.
④ 디플레이션이 끝나고 짓는 비용이 올랐다
물가와 임금이 오르는 시대로 바뀌면서, 땅과 건물 같은 실물 자산의 명목 가격도 함께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인건비와 자재비가 올라 새 건물을 짓기 어려워지자, 이미 좋은 입지에 있는 땅과 기존 건물의 몸값이 올랐다. 2026년 1~6월 도쿄 23구 신축 맨션 평균 가격은 1억 4,249만 엔(약 12억 1,00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9.1% 올랐다. 2026년 1~5월 부동산 포털 조사에서는 23구 가운데 19개 구의 신축 맨션 평균가가 1억 엔을 넘었다.
🔎 쉽게 말하면: 새 빵을 굽는 데 드는 밀가루값과 인건비가 오르면, 이미 진열대에 놓인 빵도 값이 따라 오른다. 새 건물 짓는 비용이 오르면 기존 땅과 건물의 가치도 함께 올라간다.
💴 돈은 어디로: 땅값이 오르면 누가 벌고 누가 내나
| 구분 | 누가 | 어떻게 |
|---|---|---|
| ▲ 이익 | 도심·관광지 토지 소유자 | 자산 가치 상승, 임대료 인상 여지 |
| ▲ 이익 | 대형 부동산 개발사·리츠 | 보유 토지 평가익, 재개발 분양가 상승 |
| ▲ 이익 | 도시 지자체 | 고정자산세 등 토지 관련 세수 기반 확대 |
| ▼ 부담 | 도쿄의 젊은 실수요자 | 신축 맨션 1억 엔 시대에 대출 금리까지 상승 |
| ▼ 부담 | 관광지 주민·종업원 | 집세와 생활비가 관광객 기준으로 올라감 |
| ▼ 부담 | 지방 빈집 소유자 | 가치는 제자리인데 관리비·세금은 계속 나감 |
대출 비용도 무거워지고 있다. 일본은행이 9월 18일 정책금리를 1.25%로 올린 뒤, 10월 대형 은행의 변동금리 대출 적용 금리는 평균 1.332%가 됐고, 장기 고정금리 상품인 플랫35의 최다 금리는 3.830%로 반년 만에 1.34%포인트 뛰었다. 땅값이 오른 만큼 빌려야 할 돈이 커지고, 그 돈의 이자도 오르는 이중 부담이다. 금리가 자산 가격에 미치는 일반적인 원리는 기준금리 변동이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한 글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 한국에서 보면: “일본은 망한다”의 절반만 맞다
한국의 통념은 ‘버블 붕괴 → 잃어버린 30년 → 인구 감소 → 부동산 몰락’이라는 한 줄짜리 이야기다. 실제 일본은 두 개의 나라에 가깝다. 사람과 돈이 몰리는 도쿄·오사카·지방 거점 도시·관광지는 오르고, 나머지 지방은 멈춰 있거나 내려간다. 2023년 주택·토지 통계조사 기준 빈집은 900만 호로 전체 주택의 13.8%이며, 30년 전의 두 배다. 땅값 상승과 빈집 증가가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지금 일본의 진짜 모습이다.
이 구조는 한국과 닮았다. 2026년 상반기 한국 땅값은 1.22% 올랐는데, 서울은 2.32%(강남구 2.99%)가 오른 반면 지방은 0.38%에 그쳤고 제주는 0.46% 떨어졌다(일본은 1년, 한국은 반년 기준이라 직접 비교는 어렵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 인구 감소가 땅값 양극화로 이어지는 경로는 두 나라가 같다. 서울의 부동산 보유 부담이 어떻게 커졌는지는 2026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 19% 상승과 보유세 영향을 함께 보면 비교가 된다.
“외국인이 일본 집값을 올린다”는 말도 자주 들린다. 국토교통성 조사에서 2025년 1~6월 도쿄 23구 신축 맨션 가운데 해외 거주자가 취득한 비율은 3.5%, 도심 6구는 7.5%였다. 국가별로는 대만이 6할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도심 고가 맨션에서는 영향이 있지만, 전체 상승을 설명하기에는 작은 비중이다. 일본 정부도 외국인 맨션 취득 규제는 당분간 보류하고 실태 파악을 우선하기로 했다.
🔮 앞으로의 시나리오
| 시나리오 | 내용 | 확인 신호 |
|---|---|---|
| 기본 | 2027년 공시지가(3월)에도 전국 소폭 상승 유지. 도쿄·관광지 강세, 지방 정체로 양극화 지속 | 2027년 3월 공시지가, 23구 신축 맨션 가격 |
| 낙관 | 임금 상승이 금리 상승을 앞지르며 실수요가 유지되고, 반도체·관광 거점이 지방 도시로 더 퍼짐 | 2027년 춘투 인상률, 지방 4시 상승률 재확대 |
| 비관 | 일본은행의 추가 인상으로 대출 금리가 더 오르고, 건축비 부담에 개발이 멈추면서 도심 상승세도 꺾임 | 10월 29~30일 일본은행 회의, 신축 맨션 판매율·재고 증가 |
⚖️ 다른 시각과 주의할 점
- 상승률은 수준이 아니다. 1990년대 초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라고 해서 지금 가격이 버블 시기보다 높다는 뜻은 아니다. 많은 지방은 오랜 하락 뒤의 소폭 반등이다.
- 기준지가는 감정가다. 실제 거래 가격과는 시차가 있고, 금리 상승의 영향은 다음 조사에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 도심에서도 속도는 줄고 있다. 도심 5구 상업지는 상승폭이 줄고, 주변 18개 구와 근교 도시로 상승이 번지는 중이다. 나고야권과 지방 4시도 상승세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 엔화 기준과 원화 기준은 다르다. 엔화가 약하면 원화로 환산한 일본 땅값은 덜 오른 것처럼 보인다.
✅ 이 뉴스를 읽는 포인트
| 볼 것 | 왜 중요한가 |
|---|---|
| 전국 평균보다 지역별 숫자 | 평균 1.5% 안에 +35%와 -6%가 함께 들어 있다 |
| 인구 이동 방향 | 땅값은 전체 인구보다 사람이 모이는 곳을 따라간다 |
| 일본은행 금리와 대출 금리 | 실수요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상한을 정한다 |
| 공장·관광 거점 소식 | 지토세·하쿠바처럼 땅값 지도를 새로 그리는 출발점이다 |
📘 함께 알면 좋은 일본 경제 용어
基準地価(きじゅんちか, 기준치카, 기준지가): 도도부현이 매년 7월 1일 기준으로 조사해 9월에 발표하는 땅값. 3월에 나오는 공시지가(公示地価, 1월 1일 기준)와 함께 일본 땅값의 대표 지표다.
空き家(あきや, 아키야, 빈집): 사람이 살지 않는 주택. 2023년 900만 호로 전체의 13.8%에 이르며, 지방 인구 감소를 보여 주는 상징이다.
億ション(おくしょん, 오쿠숀): 1억 엔(億)과 맨션을 합친 말로, 1억 엔이 넘는 고가 맨션을 뜻한다. 지금은 도쿄 23구 신축 맨션 평균이 이 선을 넘었다.
❓ 자주 묻는 질문
Q1. 일본 땅값 상승은 어느 정도인가요?
2026년 기준지가는 전국 평균 1.5% 올라 5년 연속 상승했습니다. 도쿄권은 5.4%, 도쿄 23구 주택지는 8.7% 올랐고, 그 밖의 지방은 0.2%에 그쳤습니다.
Q2. 인구가 줄어드는데 왜 땅값이 오르나요?
인구가 도쿄 등 대도시로 몰리고, 관광지와 반도체 공장 주변에 새 수요가 생겼으며, 물가와 건축비 상승으로 실물 자산의 명목 가격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Q3. 외국인 매입이 일본 집값을 올린 건가요?
2025년 1~6월 도쿄 23구 신축 맨션 중 해외 거주자 취득은 3.5%, 도심 6구는 7.5%였습니다. 도심 고가 맨션에는 영향이 있지만 전체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2026년 지방 소멸 대응 이주 정착 지원금 정리 — 한국도 지방 인구 감소에 대응하고 있어, 일본 지방 땅값 정체와 함께 보면 두 나라의 공통 과제가 보인다.
참고 자료






